테오티우아칸은 멕시코시티 북동쪽에 있는 거대 피라미드 유적입니다. 누가 지었는지도 모르는 이 유적은 훗날 아즈텍 시기 '신의 탄생지'라는 뜻에서 티오티우아칸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습니다. 아즈텍 사람들도 모르는 유적이면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감이 오시겠죠. 유럽에서 로마 제국이 무너지던 중세 초기, 이곳에는 20만에 달하는 인구가 살았다고 합니다. 이런 이국적인 발음의 유적을 보드게임으로 만드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여타 게임에서 점수 하나를 모으려면 얼마나 끈질기에 일꾼을 배치하고 자원으로 시설을 짓고 다른 플레이어를 공격해야만 했습니까. 그런데 이게 웬일? 이 게임에서는 끊임없이 보상이 쏟아집니다. 게임 후반에 다다르면 플레이어들은 피라미드가 완성되기 전에 숨가쁘게 달려야 합니다.
게임 제목과 같은 이 피라미드는 실제 보드 중심에 있으면서 게임의 중심이기도 합니다. 돌마다 새긴 무늬도 그렇고 쌓는 모습도 그렇고 웬지 마작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규칙에 맞게 짝을 지어 없애는 마작과 다르게 여기서는 규칙에 맞게 쌓아올려야 합니다. 잘 쌓아 올린다면 보너스를 얻게 됩니다.
플레이어는 노동력 주사위를 굴려 나온 수에 따라 일꾼을 움직입니다. 일꾼을 놓아 보너스를 얻고 거주민이 살 집을 짓고 자원을 모읍니다. 자원에는 금, 돌, 나무 등이 있습니다. 아니면 아까 말한 피라미드에 돌을 올릴 수 있습니다. 물론 규칙에 맞게 올려야겠죠. 게임은 총 세 시대로 구성됩니다. 이 세 번의 시대마다 점수를 합쳐 명성이 제일 높은 사람이 승리합니다.
주사위로 일꾼을 부리다 보니 조금 운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풍부해 보이면서 제한된 선택지를 고르고, 아름다운 보드 위에서 조금씩 도시를 완성해 가다보면 이런 건 잊게 됩니다. 피라미드 타일도 두께가 있어서 쌓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웬만한 나라의 유적은 건설 컨셉 보드게임으로 완성이 되었는데, 언젠가 수원 화성이나 한양 도성을 짓는 보드게임이 국내 개발자의 손에서 탄생하지는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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