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은 광합성으로 에너지를 얻어 살아갑니다. 우리야 햇빛을 못 받으면 비타민 D가 모자라거나 얼굴이 창백한 것에 그치지만 숲속 나무들은 햇빛이 없으면 죽고 맙니다. 그래서 나무는 서로 밥줄인 태양을 차지하기 위해 싸웁니다. 그렇습니다. 식물들도 느릿하긴 하지만 야생동물처럼 생존을 걸고 오늘도 싸우고 있습니다. 옆 나무보다 빨리 크지 않으면 그림자 속에서 죽어야 하니까요.


  Photosynthesis(광합성, 아마 포토신테시스로 읽어야 할지도)는 제목 그대로 광합성으로 나무를 기르는 게임입니다. 하지만 여러분만 나무를 기르지 않습니다. 다른 플레이어들도 나무를 쑥쑥 기릅니다. 다른 사람이 키우는 옆 나무가 높아지면, 그림자가 생기고 여러분의 나무는 자라지 못합니다. 아파트와 다르게 나무에는 일조권 같은 건 없습니다. 약육강식은 식물도 예외는 아닙니다.





  보드는 처음엔 비어 있지만, 플레이어가 외곽부터 나무를 심습니다. 참나무, 단풍나무, 전나무 등 다양합니다. 아직은 모든 나무가 같은 햇빛을 받습니다. 하지만 숲에 나무가 조금씩 들어찹니다. 나무가 커질수록 그 나무의 그림자도 길어집니다. 나무가 커지면 맵 전체를 가로지를지 모릅니다. 나무는 높게 뻗은 모형을 써서 2D 타일을 놓는 것보다는 훨씬 멋집니다. 그래도 더 나무처럼 가지도 쭉쭉 뻗은 모형이었다면 더 괜찮았을 텐데요(물론 가격도 아주 '괜찮'았겠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태양도 갈수록 움직입니다. 태양은 턴마다 시계방향으로 이동합니다. 당연히 그림자의 방향도 달라집니다. 플레이어는 다음 나무를 심을 때 이걸 고려하지 않으면 상대방 그림자에 된통 당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의 나무가 받은 햇빛은 점수가 되어 저장됩니다. 제일 크게 자란 나무는 3점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점수로 빈 땅에 나무를 심거나 이미 심은 나무를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초반에 여러 나무를 심을 것인지 한 나무를 우직하게 키울지는 여러분의 선택입니다. 게다가 상대방 전략에 따라 내 전략도 바꿀 수밖에 없어서 전략 다양성은 생각보다 높습니다.


  매 판마다 보드 위에 알록달록 나무들이 들어서는 모습을 보면 꽤 귀엽기까지 하지만, 막상 진지하게 들이대면 정말 진지해질 수 있는 게임입니다. 과연 여러분은 숲의 제왕이 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