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 베이스볼 배트맨
오락실이 무서워 못 가던 시절이 있었다. 험악한 형아들이 욕하고 기계를 내리치고, 뿅뿅 소리가 귀를 아프게 하는 곳이었다. 그런 나 같은 아해들에게 문방구 오락기는 안전한 놀이터였다.
우리 동네 문방구에서 제일 유명한 게임은 단연코 <닌자 베이스볼 배트맨>이었다. 왜 그 게임. 야구배트를 든 주인공들이 야구공과 글러브를 두들겨 패는 게임 있잖는가. 빨간 애, 초록 애, 파란 애, 노란 애들이 주인공이고.
정말 획기적인 게임이었다. 어느 부분도 재미있었다. 디자인이며 사운드며 스테이지 구성까지. 옛 게임을 리메이크하는 바람이 불어도 이 게임은 절대 불어선 안 된다. 그 픽셀의 맛은 유일하니까.
메탈슬러그 시리즈
픽셀 하면 메탈슬러그를 빼놓을 수 없다. 나는 아직도 이 게임이 '그려서' 만든 게임임을 믿을 수 없다. 그야말로 모든 것이 디즈니 애니메이션처럼 살아 움직인다. 뛰는 동작, 폭발, 날아가는 총알까지. 보는 것만으로도 재밌는 게임이다.
한때 컴퓨터에 에뮬레이터를 깔아 이것만 하던 시절이 있었다. 오락실에서 실제 돈을 넣어서 했으면 돈깨나 깨졌을 거다. 나와 동생은 그저 죽을 때마다 계속 가상 동전을 채워넣었다. 나중에는 트레이너로 무적 캐릭터도 만들었고 무한 총알도 적용했다.
메탈슬러그는 시리즈를 많이 냈지만 뒤로 갈수록 내리막길을 걷더니 지금은 모바일 게임으로나마 목숨을 유지한다. 그러나 이 시리즈는 자기 할일을 했다. 특히 메탈슬러그 3는 각종 괴상한 생명체와 외계인이 나오고 마지막엔 우주선을 타고 외계인 대장과 싸우러 가지만, 시리즈의 정점을 찍었다. 은근히 밀리터리 색채가 있는 1편을 플레이하고 3편을 하면 전혀 다른 게임 같을 정도다.
봄버맨
아이디어에 감탄하는 게임이 바로 봄버맨이다. 시한폭탄을 놓아 서로 죽이는 게임, 이 잔인한 주제로 이리 귀엽고 중독성 있는 게임을 만들 줄이야.
박스를 깨서 아이템을 먹는다. 아이템으로 사정거리를 늘리거나 한 번에 깔 수 있는 폭탄 수를 늘린다. 맵을 돌아다니며 상대를 견제하고 폭탄 화염 속으로 상대를 유인하되 자기가 죽지 않도록 조심한다. 이는 초반에 자원을 얻어 중반에 상대를 찌르고 후반에 총력전을 벌이는 스타크래프트와 이상하게 닮았다.
한국에선 폭탄 대신 물풍선으로 순화(?)한 크레이지 아케이드가 더 유명하다. 예전엔 크레이지 아케이드가 별로였는데, 지금은 폭탄보다는 시원한 물풍선이 터지는 크아가 더 재밌어 보인다. 그런데 넥슨은 봄버맨 개발사에 로얄티를 낼까?
스타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가 옛날 게임인가? 당연히 옛날 게임이다. 나온 지 벌써 20년이다. 웬만한 영화, 드라마 한 편보다 대한민국을 더 바꿔놓은 게임이 바로 스타크래프트다.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스타크래프트로 대한민국에선 PC방이라는 업종이 생겼고, 게임만 방송하는 tv채널이 등장했고, 블리자드는 돈방석에 앉아 아직도 자사 게임은 한국어로 착착 번역해준다.
외국에선 '한국 여자와 결혼하려면 예비 장인과 스타크래프트를 해서 이겨야 한다'는 농담도 할 만큼 한국에서 대박 난 스타크래프트. 나도 참 많이 했다. 유즈맵만. 전략은 내 취향이 아니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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