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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4.04 컴컴한 성을 탈출한다, Escape the Dark Castle



  때로는 흑백이 컬러보다 강렬합니다. 3D에 4D까지 영화관에 들어오는 시대에 이따금 흑백영화가 나오는 건 그 단순함과 묵직함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진도 그렇잖아요. 같은 사진도 흑백이면 뭔가 있어 보입니다. '이스케이프 더 다크 캐슬'도 모든 것이 흑백이어서 옛날 공포영화 분위기가 물씬 납니다. 게다가 배경이 음침하고 위험한 고성이라면, 이거 노린 거 맞죠?





  '이스케이프 더 다크 캐슬'은 보드게임보다는 TRPG 느낌이 납니다. 플레이어는 각자 여섯 인물(요리사, 재봉사, 방앗간 주인, 무두장인, 대장장이, 수도사) 중 하나를 고릅니다. 인물마다 의지, 간계, 지혜로 세 가지 특성 수치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인물이 되어 어두컴컴한 고성을 탈출해야 합니다. 물론 쉽지 않겠죠. 괴물과 함정이 곳곳에 도사립니다. 턴마다 난관을 만나고, 그에 맞춰 주사위를 굴리고, 상의 끝에 난관을 탈출하는 모습은 TRPG, 나아가 조별과제나 아침 업무회의를 떠오르게 합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여기선 잘못하면 목숨이 바로 날아간다는 점이죠. 종이와 펜으로 끼적이는 것도 TRPG가 생각나게 하는 요소입니다.


  다음 턴에 무엇이 나올지는 모릅니다. 한 장씩 뒤집으며 맞닥뜨릴 수밖에 없습니다. 감옥 간수와 포악한 짐승일 수도 있습니다. 방법은 하나가 아닙니다. 뇌물을 줄 수도 있고, 몰래 지나가거나 어쩔 수 없이 싸울 수도 있습니다. 창고를 맞닥뜨린다면 그냥 지나갈지 뭐라도 있을지 뒤져볼 수 있습니다. 계획을 잘 짠다면 큰 문제 없이 지나갈 겁니다. 물론 주사위 신이 여러분을 가호한다면 말이죠. 싸우기로 하셨다면 능력과 그동안 얻은 무기와 아이템을 바탕으로 잘 때리고 막으시길 바랍니다.





  협력 게임 아니랄까 봐, 이 게임은 한 명이라도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납니다. 그러니 게임의 끝까지, 어두운 성을 탈출할 때까지 전원 생존해야 합니다. 그러니 다른 보드게임처럼 배신할 생각하지 마시고 오랜만에 백 퍼센트 협력해 보시길 바랍니다. 2000명이 넘는 후원자가 밀어주어 완성된 킥스사터 제품이니 재미는 걱정할 필요가 덜하겠죠?